이제는 다른 계획이 필요하다-정의롭지도, 실현 가능하지도 않은 전력 계획[11차 전기본 톺아보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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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작성일24-08-22 09:07 조회6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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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실무안이 발표되었다. 2년마다 발표되는 전기본은 15년 동안의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발전소 건설과 운영 계획을 포함한다. 이 계획의 최우선 목표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전기본이 확정되고 나면, 국가가 전원개발촉진법을 근거로 국책사업을 진행한다. 이 국책사업은 종종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발전소와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사업에 저항해 왔다. 대표적으로 10여 년 전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할머니들이 옷을 벗고 나무를 끌어안으며 산을 지켰다. 13번의 공사 재개와 중단 속에서 383명이 입건되었고, 100여 건이 넘는 응급 후송이 있었다. 대도시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국가 계획은 땅과 마을을 지키려는 많은 주민의 희생을 초래했으며, 전국적으로 큰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38만명의 경찰이 투입된 이후 송전탑은 모두 완공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송전선로 건설의 정당성과 에너지 정책의 방향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되었다.
현재 전국에는 4만개가 넘는 초고압 송전탑이 촘촘하게 깔려 있다. 동해안의 핵발전단지와 서해안의 화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기는 대도시와 공장으로 송전되고 있다. 그러나 밀양 투쟁 이후, 송전선로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전기가 눈물을 타고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에 장거리 송전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본격화됐다. 사회적 합의, 정의로운 에너지 인스타 좋아요 구매 전환의 문제로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국가의 기존 방식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공감하는 시민들은 탈핵, 탈송전탑, 소규모 분산형 전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11차 전기본은 이러한 변화된 인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의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부족하다. 윤석열 정부는 연일 ‘원전 강국’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에너지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대형 원전 3기와 SMR(소형모듈형원전) 1기의 추가 건설, 12기의 노후 원전 수명 연장까지 추진하면서도 동시에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상충되는 목표로,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과제이다. 현재의 송전망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한, 재생가능에너지는 기존 송전망에 편입되기 어렵다.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계통 포화 문제는 이러한 한계를 잘 보여준다. 전라도와 제주도 등지의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들은 계통 포화 문제로 발전이 제한되고 있다. 전기를 만들어도 보낼 길이 없는 것이다. 정부는 사실상 올 9월부터 2031년까지 사실상 신규 발전 허가를 중단했다. 게다가 신규 초고압 송전선로를 빠르게 구축하는 것 역시 어렵다. 밀양 이후, 광역 단위를 지나는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은 발전소 건설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다른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1년에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최대 전력 수요’에 맞춰 발전소를 계획하고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더 많이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시대는 기후위기와 함께 끝났다. 지금부터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전력 사용의 한계를 설정하고,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전기를 많이 쓰는 도시의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그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쓰는 대기업들은 올여름 폭염과 같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핵발전소 12기 분량의 대규모 전기를 사용하는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신설 계획도 재검토해야 한다. 적극적인 수요 관리와 감축, 나아가 생산지와 수요지가 철저히 분리된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사회가 나아가야 인스타 좋아요 구매 할 방향이다.
마지막으로, 신울진-신가평 500kV HVDC 송전선로 공사의 본격적인 시작은 다시 한번 지역 주민들과 국가 간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 노선은 동해안의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서 출발해 이미 765kV 송전탑이 지나가는 마을에 또 다른 송전탑을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이다. 홍천의 한 주민은 ‘이러다가는 세 번째 송전선로가 들어올까봐 싸운다’고 말한다. 비록 승산이 크지 않지만, 잘못된 상황에서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기본은 단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기술적인 문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지역 주민들의 문제가 아닌, 전기를 사용하는 모두가 함께 져야 할 책임이다. 봉화, 홍천에서도 계속되는 이 투쟁에 연대하여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바꿔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기는 계속해서 눈물을 타고 흐를 것이다.
발전소와 송전선로 인근 주민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사업에 저항해 왔다. 대표적으로 10여 년 전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할머니들이 옷을 벗고 나무를 끌어안으며 산을 지켰다. 13번의 공사 재개와 중단 속에서 383명이 입건되었고, 100여 건이 넘는 응급 후송이 있었다. 대도시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국가 계획은 땅과 마을을 지키려는 많은 주민의 희생을 초래했으며, 전국적으로 큰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38만명의 경찰이 투입된 이후 송전탑은 모두 완공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송전선로 건설의 정당성과 에너지 정책의 방향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되었다.
현재 전국에는 4만개가 넘는 초고압 송전탑이 촘촘하게 깔려 있다. 동해안의 핵발전단지와 서해안의 화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기는 대도시와 공장으로 송전되고 있다. 그러나 밀양 투쟁 이후, 송전선로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전기가 눈물을 타고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에 장거리 송전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본격화됐다. 사회적 합의, 정의로운 에너지 인스타 좋아요 구매 전환의 문제로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국가의 기존 방식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공감하는 시민들은 탈핵, 탈송전탑, 소규모 분산형 전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11차 전기본은 이러한 변화된 인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의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부족하다. 윤석열 정부는 연일 ‘원전 강국’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에너지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대형 원전 3기와 SMR(소형모듈형원전) 1기의 추가 건설, 12기의 노후 원전 수명 연장까지 추진하면서도 동시에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상충되는 목표로,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과제이다. 현재의 송전망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한, 재생가능에너지는 기존 송전망에 편입되기 어렵다.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계통 포화 문제는 이러한 한계를 잘 보여준다. 전라도와 제주도 등지의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들은 계통 포화 문제로 발전이 제한되고 있다. 전기를 만들어도 보낼 길이 없는 것이다. 정부는 사실상 올 9월부터 2031년까지 사실상 신규 발전 허가를 중단했다. 게다가 신규 초고압 송전선로를 빠르게 구축하는 것 역시 어렵다. 밀양 이후, 광역 단위를 지나는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은 발전소 건설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다른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1년에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최대 전력 수요’에 맞춰 발전소를 계획하고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더 많이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시대는 기후위기와 함께 끝났다. 지금부터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전력 사용의 한계를 설정하고,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전기를 많이 쓰는 도시의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그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쓰는 대기업들은 올여름 폭염과 같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핵발전소 12기 분량의 대규모 전기를 사용하는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신설 계획도 재검토해야 한다. 적극적인 수요 관리와 감축, 나아가 생산지와 수요지가 철저히 분리된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사회가 나아가야 인스타 좋아요 구매 할 방향이다.
마지막으로, 신울진-신가평 500kV HVDC 송전선로 공사의 본격적인 시작은 다시 한번 지역 주민들과 국가 간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 노선은 동해안의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서 출발해 이미 765kV 송전탑이 지나가는 마을에 또 다른 송전탑을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이다. 홍천의 한 주민은 ‘이러다가는 세 번째 송전선로가 들어올까봐 싸운다’고 말한다. 비록 승산이 크지 않지만, 잘못된 상황에서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기본은 단지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기술적인 문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지역 주민들의 문제가 아닌, 전기를 사용하는 모두가 함께 져야 할 책임이다. 봉화, 홍천에서도 계속되는 이 투쟁에 연대하여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바꿔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기는 계속해서 눈물을 타고 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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